매매가와 전세보증금 차액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갭투자'로 수도권 일대 빌라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 보증금을 가로챈 일명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 피해자가 기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집중수사 끝에 피해자 219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김형석 부장검사)는 30일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의 모친이 임차인 219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약 497억 원 상당을 추가로 편취했다고 밝혔다. 7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임차인 136명, 편취 당한 임대차보증금 298억 원보다 증가한 수치다. 합산하면 총 피해자는 355명, 피해액은 795억 원으로 늘어난다.
검찰은 새로 밝혀낸 사실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 병합 기소했다. 동시에 모친의 사기 범행 일부를 공동으로 행하고 리베이트를 차명계좌로 수수한 분양대행업자 4명과 모친이 취득한 빌라를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자신들 명의로 등기한 딸 2명도 각각 병합 기소했다.
세 모녀 등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분양 대금보다 비싼 전세 보증금을 받는 소위 ‘깡통전세’ 방식으로 임차인 219명에게 임대차보증금 약 497억 원을 받아 추가로 편취했다.
이들은 지급할 속칭 ‘입금가’(실질 매매대금) 산정한 뒤 무자본갭투자자, 분양대행업자 등에게 지급할 리베이트 합산해 분양가를 산정하고 보증금을 분양가와 같은 금액으로 정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임대차보증금이 실제 매매대금을 웃도는 '깡통전세'가 발생해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다.
검찰은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에 분양대행업자 4명이 가담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분양대행업자 4명은 리베이트 수수 과정에서 탈세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거래해왔던 사실이 발각돼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힌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고, 최대한 신속하게 피해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 활동에 임하겠다"며 "현재 관내 경찰관서에서 수사하고 있는 다수의 유사 전세 사기 사건도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