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도 23.5bp 급락…10-3년 금리역전 3주일만에 해소
베어스텝 소수의견 2명+터미널 레이트 3.5% 가능성에 ‘안도랠리’
랠리 오래가진 못할 듯, 미 CPI 확인+이창용 총재 포워드가이던스 돌변 가능성
채권시장이 랠리(강세)를 펼쳤다. 한국은행이 빅컷(50bp 금리인하)을 단행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bp 가까이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bp 넘게 하락했고, 통안채 2년물 금리도 22bp 넘게 떨어져 10년3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불황을 엿볼 수 있는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역전도 3주일만에 해소됐다.
관심을 모았던 한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밟았다. 다만, 25bp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이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으로 2명에 달한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종 기준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수준을 사실상 3.5%로 시사한 것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1월까지 연속 빅스텝이 어렵다는 인식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같은 랠리가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장 목전에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다, 이 총재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가 전제조건이 바뀐 것을 빌미로 자주 바뀌어 왔다는 점에서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경계감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크레딧물도 랠리를 이어갔다. 한국전력채(한전채) 3년물은 22.3bp 떨어진 5.269%를, AA-등급 회사채 3년물은 22.6bp 하락한 5.210%를, BBB-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22.1bp 떨어진 11.063%를 나타냈다.
반면, 초단기물은 급등세를 보였다. 통안91일물이 24.5bp 급상승한 3.052%를 보였고, 주택담보대출과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은 31bp 폭등한 3.63%를 기록했다.
한은 기준금리(3.00%)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110.7bp로 축소됐다. 그간 역전됐던 국고채 10-3년물간 금리차는 0.3bp를 보여 지난달 21일(4.4bp) 이후 처음으로 정상화됐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엿볼수 있는 국고채 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8.1bp 떨어진 217.0bp를 기록했다.
미결제는 31만6551계약을, 거래량은 23만4677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9계약과 거래량 3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74회였다. 이는 전달 28일(0.79회) 이후 최고치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8414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도 3893계약을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은행은 9731계약을 순매도하면서 나흘만에 매도전환했다. 연기금등도 3030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80틱(원빅80틱) 폭등한 107.1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07.14, 저점은 105.0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13틱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7월5일(214틱) 이후 2개월만에 일별 최대 변동폭이다.
미결제는 11만9107계약을, 거래량은 6만4032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6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4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2243계약을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세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1198계약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0틱을, 10선은 저평 6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이어 “랠리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다. 또, 11월 금리인상폭을 확신하기 어려운 가운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다”며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 일단 내일로 예정된 미국 물가부터 확인해봐야한다. 미국 동향에 따라 한은 총재의 입장이 급격히 변했던 경험도 있다. 총재가 언제 말을 바꿀지 몰라 무작정 강세를 추종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 2명에다 못박은 것은 아니지만 (총재가) 터미널 레이트로 3.5% 수준을 언급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빠지기 시작했고, 채권시장도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내수 경제에 대한 리스크 우려를 덜어준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예상외로 25bp 인상했던 때와 유사한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