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탄탄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경상수지 또한 주요국에 비해 양호하다고 언급하면서 침체를 겪는 세계 경제가 반등하게 되면 가장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 있는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인내와 끈기, 그리고 회복력:한국의 DNA'라는 주제로 한국경제설명회(IR)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추 부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설명회는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채,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빌 파월을 비롯해 JP모건,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설명회는 먼저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의 발표로 시작됐다. 김 차관보는 대외건전성과 관련해 "달러의 나홀로 강세로 원화만이 아닌 주요통화 전반의 약세, 외환보유액 및 순대외자산 증가, 낮은 수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역대 최고의 신용등급 등을 고려할 때 대외건전성은 견조하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 등 한국 경제에 제기되고 있는 대외건전성 우려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대외건전성의 주요 지표인 외채에 대해선 "낮은 단기외채 비중과 함께 은행권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와 비은행금융기관 외화유동성 모니터링을 통한 양호한 상환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악화된 경상수지와 관련해선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지상 어려움은 선진국 공통의 현상"이라며 "우리 경상수지는 연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차관보는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 한국 경제가 빠르게 영향받는 것처럼 세계 경제가 반등하게 되면 '인내와 끈기, 회복력의 DNA'를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강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이후에는 추경호 부총리와 해외투자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대외건전성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 등 해외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추 부총리는 대외건전성과 관련한 질문에 "외환시장의 수급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원칙적으로 밝히면서도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등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조치를 소개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해나가기 위해 수출 경쟁력 강화, 대중의존도 완화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노력 등 구조적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며 "외환시장 선진화,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한 양도·이자소득세 면제 등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 추진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한 핵심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창의성과 열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을 촉진할 수 있도록 범부처적인 규제혁신과 다각적 제도개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시대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에 있으며 정부는 그 길을 열어주기 위해 규제를 개혁하고 위험에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