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의 꿈은 허상일까

입력 2022-06-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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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승인을 처음 받은 시기는 2020년 4월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땅한 국산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2월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하긴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에서는 더는 쓰이지 않는다.

그동안 수십 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각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며 시작했지만 임상 과정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개발을 포기한 기업도 있고, 충분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흐지부지된 곳도 있다. 몇몇 회사는 임상 승인을 받고 한참이 지나도록 환자 등록을 개시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와는 별도로, 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증시에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한때 ‘코로나19 치료제’는 주가 급등을 불러오는 마법의 단어였다. 세계 각국에서 임상을 진행한다며 기대감을 높이던 이들은 증시가 시들해지자 개발 속도도 지지부진해졌다. 주가 띄우기에 치료제 개발을 이용한 것이 아니냔 의심이 불거지기 충분한 정황이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의 치료제 개발 도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3곳이 임상 2상에 착수했다. 이제는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성 확보에 대한 우려까지 넘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저렴한 가격 등의 장점을 내세우면서 개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먹는 약(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 ‘베클루리주’와 ‘이부실드’가 사용 중이거나 사용될 예정이다. 모두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약으로, 매번 협상을 거쳐 도입·공급된다. 만일 우리 기업이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온다면 도입 시기나 물량 등에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여전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산 치료제 탄생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치료제 개발 완주를 다짐한 기업들이 연내 ‘제약주권’을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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