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곳 임상 승인…내년에 국산 '먹는 코로나치료제' 나올까

입력 2021-12-30 05:00 수정 2021-12-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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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ㆍ신풍제약 임상 3상 진행…"적시 개발된다면 수익성 충분" 기대감

내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먹는 약(경구용 치료제)이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해결 가능성을 연 경구용 치료제를 국내에서도 개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총 11곳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에 진입한 기업은 2곳이며, 나머지는 임상 2상이나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에 들어간 기업은 신풍제약과 대웅제약이다. 기존 의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피라맥스정'의 임상 3상을 지난 8월 승인받아 경증·중등증 환자 등록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를 '코비블록'이란 이름의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3상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됐던 '렘데시비르'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이다. 함께 진행하던 코로나19 예방 목적 임상 3상은 중단됐으며,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은 2b상을 마쳤지만 3상 진입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임상 승인을 받은 회사는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의 'S-217622'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로, 지난 17일 국내 2/3상 승인을 받으면서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기술이전을 받아 일동제약이 생산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경구용 치료제는 하루에 2번 먹어야 하지만, S-217622는 하루 한 번 복용으로 복용편의성이 더욱 뛰어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임상 중간결과를 확보해 내년 상반기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계획대로라면 개발 가시권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제넨셀은 국내 임상 2/3상 승인을 받아 'ES16001'의 5개국 글로벌 임상에 착수했다. 초기 감염 환자들의 중증 진행을 막아 입원·사망 확률을 낮추고 경증 상태에서 완치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며, 천연물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원제약과 아미코젠파마, 진원생명과학은 각각 11월과 10월, 9월에 2상 임상승인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대원제약의 '티지페논정'은 원래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개발된 성분으로, 대원제약이 세계 최초로 정제화했다. 내년 2월 임상을 시작해 6월에 모집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진원생명과학은 글로벌 임상 중인 'GLS-1027'의 환자 등록을 50%까지 완료했으며, 국내에서는 내년 1월부터 환자 등록을 시작한다.

'CP-COV03'의 임상 1상 환자 모집을 완료한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음 달 말까지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중등도 이하 코로나19 환자들이 다수 입원한 대형병원과 임상 2상에 대한 협의 중이다.

일부 기업은 일찌감치 임상 승인을 받았지만 진행 속도가 더뎌 개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11월 승인받은 임상 2상을 아직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북대병원 등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임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2상의 목표 환자는 100명이다.

지난해 7월 승인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CG-CAM20' 임상 2상은 아직 승인 완료 단계에 머물러 있다. 회사는 최근 제이앤씨사이언스와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CG-CAM20의 임상 중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약물 재창출보다는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 있다"며 "신규 후보물질은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 대다수는 국내 임상과 글로벌 임상을 병행하고 있다. 올겨울 들어 국내 확진자가 폭증했어도 확산세가 심각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환자 등록이 쉽지 않아서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 기업의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이유는 결국 환자 모집 때문"이라며 "상위 임상 단계로 갈수록 더 많은 임상 대상자를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유행이 변이바이러스를 통해 지속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충분한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가격은 1명 투약분 당 약 63만 원, 머크 '몰누피라비르'의 가격은 83만 원 수준으로 고가이다. 가격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초기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 공급할 물량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료제 개발은 해를 넘기면서 자연스러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단계"라며 "적시 개발만 가능하다면 복용 편의성에 힘입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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