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광고·협찬사 손절 잇따라…제2의 ‘조선구마사’ 되나

입력 2021-12-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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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설강화’의 방송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당일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데 이어 시청자들은 광고·협찬사를 상대로 불매 운동에까지 나서고 있다. 이에 해당 업체들이 잇따른 손절에 나서면서 제2의 조선구마사 사태가 연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8일 첫 방송 된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민주화 운동을 폄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작사 측은 역사 왜곡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방송을 강행했으나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하루도 안 돼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시청자들도 ‘설강화’에 대해 5.16 군사정변 등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옮겨오긴 했으나 교묘하게 민주화 운동과 광주를 폄하하는 등 민주화운동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의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까지 나서고 있다. ㅇ앞서 ‘조선구마사’ 사태를 지켜봤던 협찬사들은 발빠르게 ‘손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SBS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역사왜곡 논란을 빚었고,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바 있다.

일단 설강화’ 3대 제작지원사 중 하나인 P&J그룹 넛츠쉐이크 측이 자막 광고 철회를 선언했다.

P&J그룹 정경환 대표는 이날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접한 후 방송이 나간 직후 제작사에 협찬 고지 철회 요청을 드렸고, ‘3회부터 자막 광고에서 빼주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 에이전시의 소개로 ‘블랙핑크 지수, 정해인이 나오는 드라마’라며 협찬 제안을 받았다”면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홍보 효과가 좋을 거라는 말을 듣고 내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투자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도 지난 19일 ‘JTBC 드라마 ’설강화‘ 소품 협찬을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며 사과했다.싸리재마을 측은 “출연 배우와 제목을 들었을 뿐 어떤 내용이 제작될 거라는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며 “설강화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많은 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담당자에게 바로 협찬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화면에 노출되는 로고는 12회까지 편집이 완료돼 바로 수정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드라마 내용에 충분한 고려 없이 역사 왜곡이 될 수도 있는 드라마 제작에 제품을 협찬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도자기 업체 도평요 측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해당 사항에 대해 드라마 관계자에게 기업 로고 삭제 요청을 했고 모든 제품은 반환 처리했다”고 밝혔다.

기능성차 브랜드 티젠도 “직접적인 제작 협찬이 아닌 채널에 편성된 단순 광고 노출이었으나 해당 이슈에 대해 통감하며 해당 시간대 광고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티젠은 관련 드라마 제작과 일절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류 브랜드 조스라운지 또한 “협찬 요청 당시 드라마의 자세한 내용이나 배경에 대해 고지받지 못한 채 제품 제공을 진행하게 됐다”며 “제품 회수와 함께 관련 내용 삭제를 제작진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패션 브랜드 가니송, 한스전자, 흥일가구 등이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 철회 조처를 했다고 알리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한편, 블랙핑크 지수와 정해인 주연의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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