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이사제 전면 도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비쳤다. 노동자를 위한 유연한 행보를 펼치며 중도 표심을 더 끌어오기 위함으로 보인다. 앞서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도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보완 등을 주장했던 것과 달리 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관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여러 차례 노동자와 관련한 실언을 했던 윤 후보는 이날 노동시장의 중요성과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동이사제 도입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한국노총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비공개 회담 내용에 관해 "그간 노동이사제 전면 도입에 당에서도 다소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 내용을 윤 후보뿐만 아니라 당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찬성 의견을 분명히 밝히면서 잘 진행되기 위해 노사 간 동반자 의식이 중요하다고 거듭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공개 발언 때도 노동자의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산업 기반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노동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주역이라는 점이 인정돼야 하고 한국노총이 이런 합리적인 상생의 노사관계 형성과 사회적 대타협에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윤 후보는 손발 노동, 주 120시간,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 개정 등으로 노동계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전날에도 관훈토론에 참석해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노동자 전체의 근로조건 향상과 복지를 다루는 정부는 노동자 전체를 봐야 한다"고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를 비판했다.
전날과 달리 윤 후보는 "한노총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하는 그런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처음 방문했을 때 한노총에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됐을 때 상생의 노사관계를 통한 대타협까지 약속했다. 그는 "노사의 자유를 중시하고 국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서로 상생의 대타협, 대화합을 이루기를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