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탄소 중립법 통과로 대량 실직 불가피…속도 조절해야"

입력 2021-08-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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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연합회(KAIA) 긴급회의 개최…"국회가 느닷없이 법 제정 추진"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 부품업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안(탄소 중립기본법)'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23일 긴급 온라인 회의를 개최해 "탄소 중립기본법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긴급회의에는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회장,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오유인 쌍용협동회 회장, 이경식 한국지엠 협신회 크레아 사장, 최정헌 다성 부사장 등이 참여했다.

기존의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배출량 대비 26.3% 감축이 목표였지만, 국회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NDC 수치를 3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KAIA는 "탄소를 24% 감축하는 데 필요한 '2030년 전기동력차 364만대 전환'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385만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었다"라며 "국회가 느닷없이 법 제정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동력차 누적 보급 목표를 늘리면 수입차 물량도 필요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 판매량이 줄면 부품업체 생존 여부도 불투명해진다"라며 "내연기관차 축소에 전기차 부품 수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는 부품업계는 현재보다 15%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전기차 생산 필요 인력이 내연기관차 대비 38%로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근로자 대량 실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AIA는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을 위해서는 발전ㆍ전력설비,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사전준비가 충분히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효율적인 탄소배출을 위해서는 탄소 중립 연료를 개발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급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KAIA는 이러한 우려를 국회와 정부에 건의하고 향후 금속노조와 공동 대응을 통해 대응 순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 재정립은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급속한 탄소 감축 방안이 미칠 수 있는 산업 위축이나 대량 실직 등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문제를 다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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