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 1년 성과]②정권 말 ‘관제펀드’ 또 만든다는 정부, 선례 따라가나?

입력 2021-07-22 10:32 수정 2021-07-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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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2.0 전략’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2.0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 수립 1주년을 맞이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1000억 원 규모의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 해 내놓은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의 수익률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현 정권이 1년도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혈세까지 투입하며 사실상 관제 펀드를 확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정부가 바뀌면 자칫 이명박 전 정부가 만들었던 관제펀드 선례처럼 흐지부지될 수 있어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등 그린뉴딜 분야와 로봇, 스마트팜 등 디지털뉴딜 분야 기업이 발행하는 지분 등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Blind Fund)로 후순위로 투입된 정부 자금이 선순위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의 손실을 만기 4년 이후 21.5%까지 보전해주는 게 특징이다.

투자금 손실 보전이라는 이점 때문에 사모투자재간접이라는 고위험 성격에도 지난 3월29일부터 4월5일까지 시판 일주일 만에 1460억 원어치의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이 동났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37%를 기록했다.

연구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A씨는 “제이커브 효과에 따라 펀드 모집에 대한 비용 등 지출비가 발생했기 때문에 상품 운영 초기 단계인 현재는 적자를 보이고 있다”며 “프로젝트마다 흑자 전환 시점는 다르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 건 해당 프로젝트와 기업의 유동성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예상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시장전문가는 “정부가 뉴딜펀드 예산을 확대한 배경은 관련 프로젝트 비용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블라인드 방식으로 모집된 뉴딜펀드 기금이 투자하는 정확한 사업과 프로젝트 내용을 알지 못하면 관련 리스크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권 말기인 현 정부가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에 혈세를 추가로 투입한 상황에서 앞선 이명박 전 정부가 만들었던 펀드들처럼 정권 교체 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이명박 전 정부는 200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했다. 이후 2012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관련 사업 등에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를 만들었지만 현재 다수의 상품 수익률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현재 녹색성장펀드 94개 상품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74%를 기록했다.

특히 알파자산운용의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 C-e형, Class A형, Class S형 6개월 수익률은 각각 -25.14%, -25.10%, -24.85%를 기록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 C1형, C-P형 6개월 수익률 역시 -25.69%, -25.66%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재간접형] C1형의 6개월 수익률은 -8.54%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정부 역시 2014년 1월 “통일은 대박이다”는 발언 후 ‘통일펀드’를 선보였다.

이날 기준 통일펀드 8개 상품의 평균 6개월 수익률은 –2.39%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6개월 수익률은 C5형 –6.72%, A형 –6.67% 등을 기록했다.

반면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브이아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 C-I형 6개월 수익률은 3.77%를 기록했다.

따라서 뉴딜펀드가 정권 교체 후 무조건 흐지부지된다고 속단하긴 이른 상황이지만 분명한 건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수익률 변동성 역시 확대된다는 점이다. 뉴딜펀드가 잘 정착되기 위해선 향후 정부가 바뀌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다른 시장전문가는 “정책펀드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정책이 지속되어야만 유지가 가능하다”며 “내년 대선 후 관련 정책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연된다거나 단절되는 등 유동성 리스크가 생긴다면 펀드 수익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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