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성폭행 시도한 70대 군병원 의사

입력 2021-06-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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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화면 캡처.
▲YTN 뉴스화면 캡처.

국군수도병원 의사가 자신에게 진료를 보러 온 공군 여성 장교를 성폭행하려다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YTN에 따르면 공군 장교로 입대해 지난달 대위로 전역한 A씨는 국군수도병원 신경과 과장이었던 B씨(70)로부터 지난해 성폭력을 당했다.

앞서 A씨는 2017년 국군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육군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충격으로 당시 신경과 과장이었던 B씨에게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지난해 다시 국군수도병원을 찾았고 B씨는 A씨에게 "부사관 일은 잘 해결됐느냐"며 성추행 사건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언을 해주고 싶다는 이유로 식사 자리를 제안했다.

A씨는 할아버지 연배의 B씨가 자신이 심각하다고 여긴 일들을 "괜찮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등 편안하게 말을 해줘 안도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식사 후 만취한 B씨는 식당에서 나와 A씨를 자신의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고,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치마 속에도 손을 넣었다"며 "스타킹을 신었으니까 스타킹을 벗기려고 하고 제 손을 가져다가 자기 성기에 가져다 댔다. 계속"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집 밖으로 달아난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해리성 기억상실증, 마비 등 증상을 겪다 일주일 만에 B씨를 부대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7개월 만에 전역한 A씨는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B씨는 아파트 CCTV에 찍힌 강제 추행 장면을 본 뒤에야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A씨가 접근하기 쉬운 여자로 보여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A씨를 대상으로 2차 가해를 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른 군의관들에게 "저 여자애는 남자들이랑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이상한 여자다" "조심해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 것.

결국 B씨는 지난해 12월 강제추행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B씨는 재판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선처해달라고 읍소했다.

특히 그는 A씨의 정신 질환은 자신의 성폭행 시도가 아닌 이전 육군 부사관의 성추행으로 생긴 질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정신적 상해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B씨의 범행으로 A씨가 정신적인 파멸에 이를 정도로 고통에 빠졌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8일 B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군 검찰은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다.

한편 B씨는 1998년 대한뇌졸중학회를 창립하고 대통령 주치의도 여러 차례 역임했던 저명한 신경과 의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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