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이 950억달러에 육박하며 역대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업과 개인 모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달러화예금 증가폭이 컸고, 역시 사상최고치를 보였다. 달러값이 하락(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하면서 쌀 때 사자는 심리가 컸던데다, 수출호조와 일부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이 영향을 미쳤다. 환율변수가 크지만 수출호조가 계속되는 만큼 거주자외화예금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14억6000만달러 늘어난 747억9000만달러를, 개인은 6억7000만달러 증가한 20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각각 사상최고치를 나타냈다. 직전최고치는 기업의 경우 작년 10월 747억3000만달러, 개인의 경우 지난해 12월 198억1000만달러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미달러화예금은 24억3000만달러 증가한 817억8000만달러로 역시 작년 10월(803억2000만달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거주자외화예금에서 차지하는 달러화예금 비중은 86.2%까지 확대됐다. 이는 작년 8월(86.5%)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비중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의 달러화 비중은 지난해 7월 87.2%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기업은 17억7000만달러 증가한 636억9000만달러를 보였고, 개인도 6억6000만달러 늘어난 180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각각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10월(636억7000만달러)과 작년 12월(177억8000만달러)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4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1.1% 급증한 511억8700만달러(통관기준)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대금이 유입된데다,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대금도 예치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개인의 현물환 매수도 늘었다.
실제 4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12.3원으로 전월말보다 1.7%(19.5원) 떨어졌다. 이는 작년 12월말(-1.8%, -20.2원)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예금은 4000만달러 증가한 17억4000만달러로 넉달만에 상승반전했다. 반면, 유로화예금은 2억달러 감소한 41억5000만달러를, 엔화예금은 1억1000만달러 줄어든 54억1000만달러, 위안화예금은 3000만달러 축소된 17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윤경수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데다, 수출이 좋았다. 일부 공기업에서 해외채권을 발행하고 일부 예치된 금액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환율이 대동소이하다면 수출이 좋아 조금씩 늘어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환율 방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18억7000만달러 증가한 831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832억2000만달러) 수준에 바싹 다가섰다. 외은지점은 2억6000만달러 늘어난 117억달러로 작년 7월(117억7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