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예고된 가운데 대학들이 2학기 학사운영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불가피하게 원격수업을 기본 강의계획으로 짜게 된 데다 이미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져 1학기와 동일한 등록금을 책정하기는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2학기에도 원격수업 병행 방침을 정했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침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1학기는 오프라인 및 비대면 강의를 전제하고 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원격강의로 넘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는데 쉽지 않았지만 사실상 그 반대는 어렵지 않다”며 “2학기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가 있는 상황이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대학들이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교육당국은 원격강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형태로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4년제 대학이 전체 교과목의 20%까지만 원격강의를 편성하도록 한 제한을 올해 1학기에 예외적으로 풀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자 2학기 이후에도 원격강의를 제한한 운영기준을 완화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안웅환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이달 18일에는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원격강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원격강의 완화 기준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결국 등록금이다. 대학에서는 “지금도 원격수업으로 교육 질이 낮아졌다며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거센데 2학기도 대면수업과 같은 액수의 등록금 고지서를 발행하긴 사실상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건국대가 올 2학기 등록금 중 일정액을 감면해 주는 방식으로 재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은 “아마도 등록금 외적인 다른 부분에서 혜택을 주거나 보완을 줄 것 같다. 이번에 등록금을 줄이면 내년에도 그 등록금이 그대로 가서 또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대학들이 2학기 등록금을 쉽게 줄이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등록금 환불의 경우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장은 “교육당국이 일률적으로 등록금 반환과 권고를 할 수는 없다”며 “등록금 반환 및 2학기 등록금 책정은 대학들이 자구책을 통해 정하면 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