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9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입력 2008-09-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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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430선 위협, 환율 1100원 돌파, 국고채 금리 상승

국내 금융시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1430선까지 떨어졌고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한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환율 상승 여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 금리도 증시 하락세와 맞물려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불안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델 실적 악재와 태풍 구스타브에 대한 영향으로 하락 마감한 여파로 국내 증시도 개장 초부터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환율강세에 이로 인한 채권 금리 급등세까지 겹치며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지표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했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8월 무역수지 적자는 32억 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 품목의 도입단가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올해 무역수지 적자 누계도 100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6월 깜짝 흑자를 냈던 경상수지는 한 달을 못 버티고 7월 적자로 돌아섰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거 팔아치우며 자본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유출 초과를 보였다.

이는 국내에서 달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동반 악화는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부추겨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40포인트 이상 급락=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델 실적 악재와 태풍 구스타브에 대한 영향으로 하락 마감한 여파로 국내 증시도 개장 초부터 급락, 한때 지수 1450선에서 주춤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더욱 키워나가며 1430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는 9월 위기설과 관련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와 태풍 구스타브의 미 상륙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환율 강세로 인한 경기 부진 등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9월 첫날부터 증시에 동반 악재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오전 12시 21분 현재 외국인과 개인은 166억원, 1144억원씩 각각 팔아치우고 있고 기관은 1358억원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이는 베이시스 강세에 따른 차익거래 환경 조성에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매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지난주 두산그룹의 해외법인 출자에 따른 악재로 인해 기계업종이 무려 10%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기전자, 건설, 운수장비 업종 등이 4~5%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경기방어 업종인 통신업종만 이날 1.1%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총 상위주 역시 POSCO((1.59%), SK텔레콤(1.25%), KT(1.56%), 신세계(1.29%)등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종이 내림세다. LG전자는 휴대폰 실적부진 루머에 휩싸이며 무려 10% 이상 급락중이고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역시 3.76%, 2.33% 씩 하락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이날 1100원을 돌파하면서 환차손 우려에 따른 외국인 증시 이탈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까지 대두되면서 극도의 공포 심리가 증시 참가자들에게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주말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과 함께 이날 LG전자의 실적 부진 루머가 퍼지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9월 금융위기설과 관련해 시장 불안이 누그러들지 않는 한 지난달부터 이어진 코스피지수의 글로벌 증시 대비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 연이틀 급등하며 1100원선 돌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이틀째 급등하면서 장중1100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2004년 11월12일 이후 3년 10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3.0원 상승한 1092.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1100원선을 가볍게 돌파한 이후 1100원대 후반에서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와 주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1100원선을 방어하기 위해 매도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환율방어에도 불구하고 '9월 금융위기설'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이날 발표 예정인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급감 전망도 환율 상승을 부채질을 하고 있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고강도의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계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3.00원 오른 1,092.00원으로 거래를 시작, 전날보다 13.40원 오른 110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와 주가 약세 등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9월에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거 나갈 것이라는 9월 위기설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 여파속 채권금리 오름세= 1일 증권업협회 채권공시지표에 따르면 국고채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5.82%를 기록하고 있고 국고채 5년물, 10년물도 각각 0.04%, 0.05%포인트씩 올라 5.90%, 6.01%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 영업일과 같은 5.79%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채권 금리 오름세와 관련해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환율 급등으로 인한 물가 부담 우려가 확산되는 등 전반적인 시장 불안 여파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중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달러유동성 부분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유가증권시장이 자금의 유출입에 의해 팽창해 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물경기도 문제지만 추세적 기조로 자리잡은 달러유동성 또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채권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시장 역시 환율 고점을 확인하고 움직이려 할 것"이라며 "아직 매수세가 꺾였다고는 보기에는 이르나 외국인 매도공세가 거세질 경우 투자심리 불안에 따른 상황변화를 예측하기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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