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3기 신도시 조성은 주택 수 아닌 삶의 방식에 초점 맞춰야”

입력 2019-07-30 16:31 수정 2019-09-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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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물 관리 위한 입법 발의 연구 중…선분양제, 미관 다양성 해쳐”

▲30일 서울 중구 서울건축도시전에서 기자들을 만난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3기 신도시 조성에 대해 "'주택' 대신 '주거'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사진=국토교통부)
▲30일 서울 중구 서울건축도시전에서 기자들을 만난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3기 신도시 조성에 대해 "'주택' 대신 '주거'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사진=국토교통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려하고, 개개인이 모두 달라서 그 다른 것을 받아들여 만드는 주거정책. 이게 3기 신도시의 목표입니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도시 조성에 대해 '주택' 정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주거' 정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주택 수 확보에 방점을 둔 주택 정책에 치중하다 보니, 주거 정책으로써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도외시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승효상 위원장이 이끄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이하 국건위)는 우리나라 건축분야의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선진국 수준의 건축·도시환경 조성, 국가 품격 제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대통령 소속 범부처 위원회다.

승 위원장은 "서구에서 주거 정책이 발전한 곳이 오스트리아인데 사회적으로 어떻게 모여 살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삶을 보장하는 주거지를 만든다"며 "3기 신도시도 그간의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3기 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그는 "백지상태에서 설계 공모를 시행하는 방법이나 각 땅의 조건에 맞는 방식을 강구하는 걸로 안다"며 "부처 간 협의는 다 끝나가는 상황으로 구체적인 조성 방식에 대해 연내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승 위원장은 우리나라 건축 제반의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했다. 그는 "건축가에 설계를 발주하는 과정, 건축 설계 이후 허가를 내어주는 과정, 준공 이후 관리하는 과정 등 3단계가 우리나라가 행해온 시스템인데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낙후된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건위는 발주 과정서 저가입찰로 무조건 설계비를 싸게 하는 사람이 설계권을 얻고, 허가 과정서 건축가의 창작 요소가 무시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건축물의 미관 중요성도 강조했다. 승 위원장은 "우리 삶의 영향을 주는 것은 서울의 남산타워 같은 랜드마크 건물이 아니다"며 "일상에서 접하는 동네 시설들이 아름답다면 주민들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시설 중 공공건축이 굉장히 많은데 설계비를 싸게 하는 데 중점을 둔 디자인이 좋을 수 없다"며 "현재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건축에 관한 특별법을 어떻게 입법 발의할 지 연구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두 달 이내 입법 조치한다는 목표다.

한편 승 위원장은 아파트 선분양 제도가 주택의 다양성을 막는 제도라고 폐지를 주장했다. "(선분양 제도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사는 지난 시대 방법이다"며 "후분양제를 도입하게 되면 사람들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파트가 '단지화' 되면서 사회적 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파트가 단지화되면 도로 등 공공 공간들이 사유지가 되면서 공공법규 적용을 못 받는다"며 "흡사 '성'처럼 도시와 분리되는데, 그래서 아파트끼리 적대하고 분양아파트 주민이 임대아파트 주민을 불가촉천민 대하듯 하는 현실이 나타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승 위원장은 "모든 정책 결과는 결국 건축으로 남는다"며 "남은 건축은 사람과 사회를 바꿔나가는데, 우리 사회가 건축을 부동산으로만 취급해선 이 같은 중요한 함의를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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