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보상 새국면… 반올림 유족 대표 “조정안 거부”

입력 2015-08-10 08:42 수정 2015-08-1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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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 중재 역할 사실상 종료… 반올림도 협상 주체 자격 약해져

▲조정위가 2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에서 삼성전자와 가족위, 반올림 등 협상 3주체와 만남을 갖고 조정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gutjy@)
삼성 백혈병 보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가족위(삼성직업병피해자가족대책위원회)에 이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내 유족 대표 두 명이 조정위원회의 조정권고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백혈병 보상은 삼성전자와 유족들 간 직접 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올림내 유족 대표 황상기씨는 8일 반올림 홈페이지에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조정안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씨는 “황상기, 김시녀는 7월 23일 조정위원회에서 낸 보상권고안을 거부한다”며 “피해자 마음을 담지 못한 조정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삼성은 피해자 노동력 상실분을 충분히 반영한 협상안을 마련해 피해자와 직접 대화에 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올림이 조정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황상기씨와 김시녀씨는 삼성전자와의 독자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가족위도 조정안 거부 입장을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백혈병 협상에서 조정위의 역할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다.

또한 업계는 반올림 소속 유족들이 반올림과 뜻을 달리함에 따라 반올림 역시 백혈병 보상 협상 주체로서 이전과 같은 적극적 역할을 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백혈병 보상 협상 참여 유족들은 지난해 9월 열린 6차 대화부터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수용한 6인의 유족으로 구성된 가족위와 나머지 피해자 가족 2인이 포함된 반올림으로 분리돼 지금까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백혈병 협상은 삼성전자와 가족위, 그리고 삼성전자와 나머지 유족 대표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보상안에 대해서 일치된 의견을 보인 만큼, 가족위 소속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보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씨와 김씨 등 나머지 유족들과의 협상은 두 협상 주체 간 이견이 커 단기간 내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위가 삼성전자의 수정 조정안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8년여간 지속된 삼성 백혈병 보상은 올해 상당 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나머지 두 명의 유족 대표와의 이견 조정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의 1000억원 기부를 통한 공익법인 설립을 골자로 한 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안에 대해 가족위가 가장 먼저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이어 삼성전자도 1000억원 규모 사내기금 조성 등의 수정 제안을 조정위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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