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세계인이 된다는 것

입력 2015-07-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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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미래에셋증권 홍보팀장

요즘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가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인데, 16세기 말 동북아시아의 해전 능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많이 느끼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진왜란 200년 전인 1405년에 명나라의 정화가 함대를 이끌고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동, 아프리카까지 대원정을 갔으니 이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보다도 100년 앞서는 대사건이었다.

이렇듯 세계의 중심이 중국이었고, 소중화라 불리는 조선 역시 당시 세계적인 선진국이었음에도 세계화의 흐름을 놓쳐 19세기 메이지 유신을 단행한 일본에 아시아의 패권을 내준 게 두고두고 아쉽다.

만약, 16세기 우수한 해전 기술로 남쪽 바다를 항해했다면 우리도 해가 지지 않는 대한제국연방을 만들지 않았을까? 만약 그들이 우리의 한복을 입고 음식을 먹고 한글을 쓴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신나는 일이다.

21세기가 열린 지 벌써 15년이 지난 현재, 과연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얼마나 세계인이 되었을까? 지금은 굳이 무력으로 식민지를 건설하고 원자재를 싸게 수입하는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라 정보를 취합하고 투자를 잘하는 나라가 자본주의 강대국일 것이다. 우리의 관심이 전 세계 주식 시가총액 2%에 불과한 한국시장보다는 나머지 98%의 시장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유수의 상장사 임직원이 열심히 땀흘려 맺은 성과는 그들의 임금으로 보상받지만 그보다 달콤한 열매는 주주가 가져간다. 이머징 국가에서 제2의 삼성전자나 현대차는 나오게 되어 있고, 노바티스나 파이자 같은 선진국 제약회사는 전 세계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따라갈 수도 없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 “큰 그림을 그려라”라는 투자 격언은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큰 창공에서 멀리 내다보는 독수리가 되라는 말일 것이다. 영어만 잘하고 외국 문화를 막연히 따라하는 것보다는 전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크고, 넓고, 깊게 보는 생각과 시각이 우리를 진정한 세계인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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